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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소식지 Zoom In Trade 9월호] 라떼 추석

작성자 : SHINHAN 2020.09.28

[신한소식지 Zoom In Trade 9월호] 라떼 추석.pdf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간다.

인천공항의 라운지에 매달린 TV 화면에는 국방위원회 긴급현안보고가 열리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쓴 채 질문하고 답변하는 국회의원들과 국방부장관 사이의 대화내용은 알 수가 없습니다.

미루어 추측컨대 '국방부 시계가 정말 가고 있는지? 다른 시계들과 동일한 속도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확신이 없었던 한 청년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가고 있는 것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시작된 것은 지난 겨울 설 명절 즈음입니다. "뭐지? 뭐야??" 하면서 시작된 이 사태는 "몇 주가 지나면 될까? 몇 달이 지나면 끝날까?" 하며 기다리다 벌서 가을이 오고 추석명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시간은 끊임없이 똑딱똑딱 정확하게 가고 있습니다.

이번 달 Cover Story는 ‘재무개선에 도움이 되는 관세환급 업무 유의사항'입니다. Voice From the Field는 ’납세자 권리 보호 제도 활용 안내’이며, 베트남 현지에서 알려드리는 Inside Vietnam은 ’재수출 되는 물품의 관세 환급’입니다. 또한 관세무역 관련 법령변경 소식은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이며, 관세 관련 심판사례는 '교육용 완구와 비디오 게임기의 품목분류 심판사례’입니다.

예전에 추석명절은 최대의 ‘민족대이동’ 행사였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모이기 위해 동서로 남북으로 이동 하였습니다. 평소보다 2배 이상 걸리는 이동시간은 민족 대이동의 중지사유가 되지 못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고자 하는 열망과 의무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한 고속도로상의 좁은 차 안에서 아이들은 먹고 자야 했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전에는 무궁화호, 새마을호 기차표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서울역 앞에서 줄을 서야 했습니다. 어떠한 어려움도 민족 대이동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먼저 온 미래

해마다 추석이 오면 전국민의 75%가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 이동을 하였습니다. 한 신문사의 9월 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6%만이 이번 연휴 동안의 이동을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일가친척이 모여 조상께 감사인사를 드리던 차례를 화상으로 비대면 차례로 진행하라는 권고도 나옵니다. 호랑이 담배 피던 '라떼' 시절 뿐 아니라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던 가치들은 Old Normal이 되고 있습니다. New Normal의 시대가 덜커덕 전 지구를 덮쳤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생존하는 방법은 역설적이지만 흩어지는 것’*이라는 말처럼 모든 일상생활에서 사람 간의 대면은 최소화 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합니다. 매일 아침 깨끗이 씻고 단정하게 옷을 입고 나오는 것이 예전의 Normal이었다면 이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느냐의 여부가 타인 앞에 나올 수 있는 가의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아예 외출하지 않고 집안에서 컴퓨터 앞으로 등교하고 출근하는 New Normal에 따라 기술적인 발전이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온 미래에는 아직 많은 Old Normal과 New Normal이 뒤섞여 있고 우리는 갈팡질팡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시간이 흘러가도, 팬데믹 사태가 열 번, 스무 번이 계속되어도 변하지 않고 지켜가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추석명절에 각자의 거주지에서 온라인으로 비대면 차례를 지내더라도 조상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것은 변하지 않는 Normal 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는 것 뿐 아니라 거짓말 하지 않고, 오만하지 않고, 겸손한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함도 우리 평생에 지켜 나가야 할 Normal 일 것입니다.

똑딱똑딱 시간은 흘러갑니다. 작금의 현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고, 또 미래에 어떤 Pandemic이 닥쳐올지도 우린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지금 이순간 어떤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지는 알고 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진실하고 성실하게.

즐거운 추석명절 보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박돈규, [아무튼, 주말], 조선일보 2020.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