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로 물을 길어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수동 펌프로 말입니다.

예전에 수도시설이 부족하던 때에는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하여

많은 집에서 펌프를 사용하였습니다. 마른 펌프로부터 물을 얻기

위해서는 물 한 바가지를 넣고 펌프질을 시작하여야만 합니다.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이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고 합니다.

더 큰 물을 퍼올리기 위해 먼저 마중을 나가는 물이라는 뜻입니다.

2014년의 마지막 달이 시작되었습니다. 한 해가 가고 있다는 아쉬움이

밀려 듭니다. 긴 겨울방학기간동안 다하지 못한 숙제들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개학일은 코 앞으로 하루하루 닥쳐오던 그때의 심정입니다.

연초에 기대했던 긍정적인 경제성장은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기업

투자는 위축되었고 개인의 소비심리도 얼어붙어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저성장 기조를 이어오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우리

경제가 내년에는 더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며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 등으로 특징

되는 뉴 노멀(New Normal)의 축소균형 구조로 진입하고 있다 합니다.

길을 잃어 사막을 헤매던 사람이 우물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우물에는

펌프가 있었고 물 한 바가지가 안내장과 함께 놓여 있었습니다.

‘이 마중물을 넣고 펌프에서 물을 퍼올리십시오. 마신 후에는 반드시

마중물 한 바가지를 받아 놓으십시오.’

시각장애 및 청각장애였던 헬렌 켈러는 펌프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을

손으로 만지며 그것이 앤 설리반 선생이 가르쳐 주는 w-a-t-e-r임을

깨닫게 됩니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어둠으로부터 세상으로 나온

헬렌 켈러는 대학을 졸업하고 작가, 교육자, 사회운동가가 되었습니다.

마중물이 되어준 설리반 선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2015년 경제에 대해 암울한 전망만이 가득합니다. 경기 회복 모멘텀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국은행의 경제전망보고서는 지적합니다.

마중물이 필요합니다. 새해를 힘찬 발걸음으로 시작하기 위하여 마중물

을 준비해야 합니다. 전 국민의 ‘금 모으기 운동’이 마중물이 되어 IMF를

빨리 벗어날 수 있었듯이 저 깊이 담겨있는 우리의 힘을 끌어내기 위하

여 마중물을 준비해야 합니다. 7살 어린 소녀를 깨우기 위해 온 힘을 다한

앤 설리반 선생같이, 인류 구원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예수님같이 내가 먼저

마중물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손바닥에 맑고 힘찬 물이 쏟아지는 그날까지… 건승을 기원합니다!!

- 목 차 -